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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선생님과 꼬마지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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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아이들 공중교육의 차이)

아이인데 이해도 못해요?

일본의 어린이 헌장에서 제일 먼저 강조하는 1장 1절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절대로 안 된다’이다. 그래서인지 식당에서 한국아이들처럼 정신 빼는 아이들을 본 기억이 없다. 너무나 어른스러워 부모에게 아이가 어른 같다고 칭찬하면 집에서는 너무나 시끄러운 개구쟁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집에서 조용하고 밖에서 시끄러운 아이. 밖에서 조용하고 집에서 시끄러운 아이. 똑같은 아이인데 교육에 의해 아이들이 정반대로 길들여진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작성일 2005-07-22 
 글쓴이 Heejin   
 글쓴이 소개 통역안내사
 
 일본의 어린이 헌장에서 제일 먼저 강조하는 1장 1절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절대로 안 된다’이다. 그래서인지 식당에서 한국아이들처럼 정신 빼는 아이들을 본 기억이 없다. 너무나 어른스러워 부모에게 아이가 어른 같다고 칭찬하면 집에서는 너무나 시끄러운 개구쟁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집에서 조용하고 밖에서 시끄러운 아이. 밖에서 조용하고 집에서 시끄러운 아이. 똑같은 아이인데 교육에 의해 아이들이 정반대로 길들여진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전철 안에서


  퇴근시간을 넘긴 탓인지 전철 안은 한가했다. 기분 좋게 자리에 앉자 피곤이 엄습해온다. 30분 정도는 졸아도 될 것 같다. 무릎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은 것도 잠시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에 눈을 떴다. 빈 자리였던 내 옆에는 젊은 부부가 앉아 있었고, 대 여섯 살 되어 보이는 두 아이가 솜사탕을 들고 전철 안을 앞뒤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조금만 흔들려도 아이들이 뒤뚱거리며 넘어질 것만 같아 불안하다. 아이를 자리에 앉히면 좋으련만 부모는 무표정하게 앉아 있다. 내 불안함은 적중되어 여자아이를 뒤쫓던 남자아이가 나에게로 넘어지며 들고 있던 솜사탕이 내 옷에 묻어 버렸다. 그대로 얌전히 앉았더라면 나도 참았을 것이나 아이들은 일어나자마자 또 뛰어다녔고, 옆의 부모는 여전히 모르는 척 앉아있다. 참다못한 나는 부모에게 한 마디 했다.

“아이 아버지이시죠. 여기는 전철 안이니 아이들 좀 주의시켜 주세요. 넘어져 옷이 엉망이 되었잖아요.

“아 그래요. 미안해요” 그쪽에서 사과를 하자 오히려 내가 미안해졌다. 

그때였다. 그 옆에 앉아있던 그 아이의 엄마가 표독스럽게 말을 가로챘다.

“지금 뭐라고 한 거야. 그까짓 옷 버렸다고 세탁 비 달라는 거야. 주면 되잖아. 얘들 노는데 그것도 이해를 못한데”

거의 반말로 악을 쓰는 여자에게 나는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제가 지금 세탁 비 달라는 게 아니잖아요? 공공장소에서 너무 시끄러운 것 같으니 조용히 했으면 해서요.”

“조용히 못하겠다면?” 상식이 통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주위의 사람은 아랑곳하지도 않는다. 앙칼진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삿대질까지 해대니, 내가 오히려 야단맞는 어린애 꼴이 되고 말았다. 나의 인내도 결국 한계를 드러내고 우리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싸우고 말았다. 서있던 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이 아줌마들의 싸움이 재미있다는 듯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이런 게 아니었는데 결국은 나까지 전철 안을 더 시끄럽게 만들고 말았다. 상기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아는 사람이 보이질 않아 다행이었다. 우리의 싸움은 같은 역에서 내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 여자가 내리고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소리치며 내가 뒤따라 내리자 그 여자의 남편은 내가 싸우러 따라 내린 줄 알고 가족들의 손을 잡아끌며 황급히 사라졌다. 멀어질 때까지 여자의 고함은 계속되었다.

내일도 입어야 하는 옷이라 우선 뜨거운 타월로 더럽혀진 곳을 닦아 낸다. 설탕의 끈적거림에 여자의 목소리가 배어 있는 것 같아 불쾌하기만 하다. 사소한 일이었는데 결국 이렇게 싸움으로 끝나고 나니 기분도 엉망이 되어버렸다. 어찌하여 나이를 먹을수록 작은 일에 참지 못하고 목소리만 커지는지 자신에게 참담하기까지 했다.

  아이이니까 이해하라고 하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듣고 있다. 어쩌다 외식이라도 하러 식당에 가면 밥상에 올라가 난장판을 치는 아이들. 버스나 지하철의자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 더럽히는 아이들. 아이니까 봐주란다. 우리 집 위층의 아이는 걷질 않고 뛰어다니다. 그것도 새벽 한 두시에 집의 전등이 흔들릴 정도로 쿵쿵 소리를 낸다. 윗집여자를 불러 그 소리를 듣게 했더니 오히려 화를 낸다.

"아이인데 이해도 못해요?"

호텔식당에서 음료수 컵을 들고 뛰어다니다 카펫을 더럽히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다.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종업원들은 아이들에게 말 한마디 못한다.

  진정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잘못을 타이르고 사회에서 어울려 사는 방법부터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일본의 어린이 헌장에서 제일 먼저 강조하는 1장 1절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절대로 안 된다’이다. 그래서인지 식당에서 한국아이들처럼 정신 빼는 아이들을 본 기억이 없다. 너무나 어른스러워 부모에게 아이가 어른 같다고 칭찬하면 집에서는 너무나 시끄러운 개구쟁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집에서 조용하고 밖에서 시끄러운 아이. 밖에서 조용하고 집에서 시끄러운 아이. 똑같은 아이인데 교육에 의해 아이들이 정반대로 길들여진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 때로는 눈에 거스르더라도 어린 아이니까 그들이 밉지는 않다. 아이라는 이름만큼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이름이 또 있을까? 하지만 분별 없는 사랑에 사로잡혀 있는 부모를 볼 때면 그 아이들이 가여워진다. 

옷에 묻은 솜사탕의 얼룩을 지워졌지만 얼룩진 마음은 상처가 되어 나를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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